본문 바로가기
지적측량

경계 분쟁 원인과 해결책 돈 아끼자 (FEAT. 현직 측량사)

by GrinH 2023. 1. 19.
728x90

경계-분쟁

인접 필지의 경계 분쟁의 원인과 해결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본인은 LX에 다녔던, 측량사였던 사람이다. LX에서 일할 당시 하루에 3건씩, 일주일 동안 보통 15건 정도의 측량을 해왔는데 그중에 하나는 꼭 토지 경계 분쟁 건이었다. 그만큼 토지 분쟁은 흔하고 자주 일어나며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목차

     

    1. 경계 분쟁의 원인

    경계 분쟁에는 크게 과거 역사에 따른 측량 방법의 차이와 측량 장비의 변화, 측량자의 과대 실수, 정책 등이 있다. 밑에서 천천히 알아보자.

    1. 측량 방법이 변화하고 있다.

    우선 측량 방법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측량 성과의 변화가 생긴다는 뜻이다. 현장에 종이를 들고 나가 나무판 위에 올려놓고 그림을 그렸던 평판측량부터 각도를 잴 수 있는 데오돌라이트, 각도와 거리를 동시에 잴 수 있는 토털스테이션, 요즘 많이 사용되고 있는 GPS측량까지 측량 방법은 다양해지고 있고 변화하고 있다.

    1-1. 평판 측량

    앞서 말했듯 도면 위에 땅의 모양을 그리는 측량을 말한다. 종이 위에 그림으로 표현된다고 해서 지적쟁이들은 도해법이라고 부른다. 사실 이 방법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우리나라로 넘어온 기술로 정밀도가 굉장히 낮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1200 축척 지도에 0.1mm의 굵기로 선을 그렸을 때, 그 경계선을 지상 굵기로 환산해보면 12cm가 된다. 지적법에서 경계선은 굵기가 없고 위치와 길이만 있을 뿐이라 명시해놓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또 길이를 잴 때 줄자를 활용했는데 이 줄자는 온도에 따라 팽창하거나 수축했고 경사보정 공식이 있었지만 현장에서 이것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해서 일반 토지의 소소한 오차는 물론이고 임야의 경우에 그 오차가 5m를 넘어가는 것도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이었다. 측량을 나가 임야 측량을 해보면 예전 90년대에 표시되어 있는 플라스틱 경계점 표지들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그 표지가 1m 안에만 들어와도 대체 이 측량을 어떻게 이리 정확하게 했냐며 말하곤 했다. 그만큼 정밀도가 떨어지는 측량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1-2. 토탈스테이션 측량

    평판 측량 방식은 생각보다 오랜 기간 사용되어 왔다. 사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전자 도면의 역사가 짧은 것이다. 2006년 들어 지적도 전산화 작업이 끝나기 시작했고 그제야 전산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적도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지적도가 종이로 관리되었다는 것은 2006년까지도 평판 측량 방법을 사용해 측량을 했다는 것이다.) 종이로 관리되던 도면이 전자로 넘어가며 측량에 더이상 종이를 사용할 수 없어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내야했는데 그것이 바로 토털스테이션 측량이다. 줄자로 재던 거리는 레이저로, 도면을 돌려가며 각도를 재던 방식을 기계를 돌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후에 설명하겠지만 지적도면 전산화 작업에는 오토 캐드라는 지금의 캐드와는 조금 다른 기계를 사용했는데 그 작업의 오류와 정밀해진 측량 장비 덕에 더 기괴해진 성과를 가지게 되는 지적도도 있었다.

    1-3. 위성 측량 (GPS 측량)

    측정하려는 지점과 위성 간의 위치를 비교해 해당 지점의 좌표를 취득하게 해주는 방식이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 배웠던 시간, 거리, 속력 이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알면 나머지 하나를 알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으며 보통 시간과 속력이 주어지고 거리를 구하는 방식으로 측량이 진행된다. 방송 궤도력과 정밀 궤도력이 있는데 전문적인 지식이니 패스하자.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2001년 정도에 법이 제정되었고 요즘 들어서야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그리고 사실 가장 문제가 많은 방식이기도 하다.

     

    2. 측량은 사람이 한다.

    측량에는 오차의 개념이 있는데, 해당 지점의 정확한 좌표에 경계점 표지를 설치할 수 없으며 다만 근사치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수학의 정석 가장 첫 단원에 있는 집합 단원같이 측량 서적 가장 첫 단원에 나와있는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다. 그만큼 지적 측량에서는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오차를 어느정도 이해해주고 있는 것이다. 기계의 수평, 도근점을 보는 사람의 시력,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까지 측량 성과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다만, 사실 이 사람에 의한 오차는 측량 수행 당시 다른 방법으로 몇 번씩 확인하는 것이 보통이라 경계 분쟁의 원인일 확률은 적다.

     

    3. 정책 

    1-1. 세계측지계 변환

    앞서 위성 측량에 따른 측량 방법이 가장 문제가 많은 측량이라고 말했던 이유가 있다. 바로 '세계측지계 변환규정'인데 이 잘 정비되지 않은 법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지구는 둥글지만 울퉁불퉁하다. 해서 과거부터 우리는 지구를 기하학적인 타원체로 가정하고 측량을 했는데, 우리가 지금까지 쓰고 있는 형태(일제강점시기 사용되었던 타원체의 형태) 이후로 세계 표준이 되는 타원체들이 등장했다. 이에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벌인 사업이 세계측지계로의 변환이다. 골자는 타원체를 바꾼다는 것인데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우리가 바꾸려는 타원체는 과거에 사용하던 타원체보다 조금 더 납작하다는 것이다. 해서 지적도에 축척 1.000000X정도를 곱하고 회전해서 이동시켰는데 큰 틀에서 보면 큰 문제는 되지 않으나 어떤 필지는 10~30cm정도의 성과가 밀려있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1-2. 정부는 새로운 방식의 측량만을 원한다.

    사실 토지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타원체도 바꿨으면 안 됐고 측량 방법도 변화되었으면 안 됐다. 측량 방법과 도면을 정비해서 정밀도를 높일 수는 있으나 정확도를 높일 수 없는 까닭이다. 몇몇 변호사들이 판례를 예로 들며 '대법원이 과거의 측량 방법을 사용한 측량 성과를 인정했으며 그 방법으로 측량했을 때에 고객님들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유명무실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측량 장비나 방식으로 측량을 해주고 싶어도 국가에서 진보적인 기술을 채택하길 원했고 더 이상 그 방법으로 측량을 해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측량사가 과거 방법을 써서 측량을 해준다고 해도 본인도 그 성과가 과거의 성과에 정확히 부합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당시 표시했던 경계점 표지가 정확한지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고 방법을 찾는다고 해도 그 성과 그대로를 믿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2. 해결책 정리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이고 본론이다. 현장에 나가 경계 분쟁으로 측량을 할 때 이웃 토지 소유자와의 감정 문제로 측량을 하는 경우가 90%가 넘는다. 경계를 아주 조금 10cm 침범했다고 예민하게 구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감정이 격해지다 보면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1. 우리 토지가 5~30cm정도 옆 토지를 침범했다면?

    측량 장비와 방법은 진화했을지 모르지만 지적에 관련한 법률은 새로운 항목들이 생겼을 뿐 원래 있던 것들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해서 법에서 정해주는 측량 허용 오차가 크다. 지적도 축척에 3을 곱하고 10으로 나눈 mm가 그 허용 오차이다. 예를들어 1200 축척의 지도는 1200x3/10mm로 360mm, 즉 36cm까지의 오차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해서 우리 토지가 옆 토지를 약간 침범한다면 이 내용을 보여주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다. 다만 이 허용 오차는 지도로 관리되는 지역이 아닌 좌표로 관리되는 지역에는 10cm로 정해져 있으니 도해(지도) 지역인지 수치(좌표) 지역인지 알고 진행하자. 또 지적법 상의 경계의 해석과 민법 상의 경계의 해석이 서로 상이해 이 허용 오차의 범위가 법원에서 그대로 인정되지 않을 확률이 클 수 있다.

    2. 소송을 걸기 전에 한국국토정보공사부터 가보자.

    측량을 하며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경계 분쟁에 의한 측량 이후에 바로 소송에 들어가는 케이스들이 더러 있는데 그 전에 LX를 방문해줬다면 어땠을까 싶을 때가 많다. 땅쟁이들은 수십 년 간 지도만 보고 살아왔던 사람들이고 경험이 많아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또 분쟁을 중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해서 양 쪽 이해관계인들이 서로 입회 하에 회사를 방문한다면 서로 컴퓨터의 도면을 보고 선을 그어 토지를 분할하든 소유권 이전을 하든 여러 방법으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소송으로 들어가면 1년은 기본이다. 제발 소송 전에 먼저 방문해서 시간과 돈 둘 모두를 절약하자.

    3. 감정 싸움하지 말자.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중요한 것이 감정이라지만 또한 감정 때문에 여러 가지를 놓치곤 한다. 잃을 수 있는 것 중에 대표적으로 재산이 있고 이 재산에는 토지가 포함된다.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재산과 머리카락을 잃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다. 조금만 숙이고 조금만 이해해주고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자.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