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측량 현형법, 도근법의 차이

현형법과 도근법의 차이, 전쟁의 역사 때문에 생긴 현형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토지조사사업 당시 도근이 어떤 방식으로 설치됐는지 알아봐야 하는데요. 우선 이 글을 읽기 전에 여기서 기준점 설치에 대한 내용을 봐주세요. 이 내용부터 시작되니까요. "지적 측량 기준점 설치"

 

목차

 

1. 현형법이란

 

1-1. 현형법의 시작

링크로 남겨드린 내용이 기준점을 이용한 측량인데요. 1910년도 전국적으로 이 기준점들을 설치한 이후에 기준점 측량이 시작됐습니다. 전 국토를 18년동안이나 측량하고 지도로 만들어 전국에 보관했죠. 이것이 우리가 지금 보는 지도의 시작이고요. 하지만 이 기준점 측량에는 한 가지 문제가 생기는데 그게 바로 6.25 전쟁입니다. 전쟁에서 지형적으로 가장 중요한 위치가 어디일까요?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도 접할 수 있듯이 바로 '고지'인데요. 기준점은 바로 이 고지, 즉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산 꼭대기에 설치됐습니다. 그리고 전쟁에서 이 고지에는 수많은 폭격이 쏟아졌죠. 사람도 죽어나가는 판국이니 당연히 기준점들도 반토막이 나거나 흙에 묻혀버려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관리의 소홀이나 탐색의 실패로 기준점이 망실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대다수는 전쟁에 의해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또 삼각점 같은 하위의 기준점들만 그럴까요? 삼각보조점과 도근점도 많이 망실되었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난 뒤, 국가를 재건할 필요가 있었고 측량은 꼭 필요한 것이었죠. 그래서 새로운 방법이 만들어지는데, 이게 바로 현형법이 시작된 이유입니다.

 

1-2. 현형법의 원리

그렇다면 현형법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 현형법은 도근법(기준점을 이용한 측량법)의 반대라고 할 수 있어요. 투명한 종이 가운데에 점을 찍고 그곳을 기준으로 각과 거리를 이용하여 지도를 그린 다음 그 투명한 종이를 지적도 위에 올리고 기준점의 위치를 생성했어요. 상위 기준점들은 없고 측량은 해야겠고, 남은 방법 중 최선책을 선택한 거예요. 한마디로 도근법(기준점 측량법)은 기준점을 기준으로 지도를 그리는 방식이고 현형법은 지도를 이용해 기준점을 만들고 그 기준점으로 다시 측량을 하는 방식이었다는 거죠.

 

2. 현형법의 문제점

 

2-1. 정밀도

과거 측량에서는 나무판이 달린 삼각대 위에 종이를 놓고 지도를 그릴 수 있는 평판이라는 기구를 사용했는데 이 기구는 정밀한 기계가 아니었어요. 예를 들어 도면에 0.1mm로 선을 그었다 치고 실제 그 선을 토지에 표시해보면 12cm의 폭이었거든요. (현재까지 지적도는 1/1200 축척이 가장 많아서 이 축척을 기준으로 말씀드려요.) 가뜩이나 이렇게 정밀도가 떨어지는 기구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기준점의 정밀도도 떨어지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진 거죠.

 

2-2. 지역 사람들의 입김

또 당시 측량 기사들도 그 측량이 완전히 정확한 측량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측량을 신청한 신청인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죠. 만약 경계 측량을 했는데 아주 멀쩡한 건물이 경계선에 걸린다면 그 측량은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았어요. 그래서 신청인의 말에 따라 경계를 밀어버리는 상황이 꽤 자주 펼쳐졌죠. 이건 그 필지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었는데, 이렇게 한 필지의 경계를 밀어서 표시하다 보면 옆의 다른 필지들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고, 나중에는 4m에서 5m까지 지적선이 움직이는 지역까지 발생하기도 했어요. 물론 당시 측량 기사들이 측량을 대충 했다거나 지역 사람들이 마냥 틀린 주장을 했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상황이 그런 상황이었다는 거죠.

 

3. 현재까지도 현형법

 

지금 우리나라는 법지적 단계예요. (법지적이란?) 토지 소유자의 필지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한 지적의 역할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한 번 행해진 측량은 성과가 바뀌기 어렵고 법원의 판결을 받는다고 해도 그 측량의 연원을 파악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잡음이 없도록 조정되기 마련이에요. 측량의 성과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측량 신청인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지적측량 적부심사'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측량의 시작을 현형법으로 보기 마련이고 일제강점기까지 그 연원을 타고 올라가서 따지지 않죠. 그래서 측량하는 사람들은 측량하는 옆 필지의 성과가 틀렸어도 그 틀린 성과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사회적으로 그렇게 결정되고 있으니까 말이죠.

 

4.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해결 방법들

 

4-1. 소규모 방법

측량 중엔 등록사항정정이라는 종목이 있어요. 해당 토지에 문제점이 발견된 경우 해당 필지 또는 해당 필지를 포함하여 그 연접한 필지까지 등록사항을 수정하는 것인데 면적의 증감이나 경계의 변화가 생길 경우 해당 토지 또는 인접 필지 소유자의 동의를 얻고 진행해요.

 

4-2. 중규모 방법

또 등록사항정정 측량이 확대된 개념으로서 불부합지 측량이라는 것이 있는데 해당 지자체에서 문제가 있는 필지들이 모여있는 지역을 파악하고 자체적으로 계획,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측량을 의뢰해 그 지역에 대한 측량을 실시하고 대상 필지들을 정정하는 거예요. 물론 토지의 소유자의 동의가 있어야 원활히 진행될 수 있겠죠? 그래서 주로 지자체나 국가 소유의 토지들이 모여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답니다. 그 근거는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소관청 직권에 의한 측량 2-1-2"

 

4-3. 대규모 방법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인데, 주로 지적도와 토지의 현재 형태가 동일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해요. 현형법에 의해 문란해진 토지 형태를 바로잡으려는 국가적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하시면 되는데 보통 해당 대규모 지역을 '지적 재조사 지구'로 묶고 대상 지구의 토지 소유자들을 하나하나 만나가며 사업을 진행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