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학 11. 조선 시대 입안, 문기

한마디로 문기는 오늘날의 매매 계약서로, 문기는 현재의 등기부로 이해하면 된다.

 

 

 

문기란?

문기는 조선 시대의 토지, 가옥, 노비와 기타 재산의 소유, 매매, 양도, 차용 등 매매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 매수인, 매도인 쌍방의 합의 외에 대가의 수수 목적물의 인도 시에 서면으로 작성한 계약서다. 문권과 문계라고도 불렸다. 주로 사적인 문서에 문계라는 용어를 썼고 공문서는 공문, 관문서, 문서라고 표현했다. 문권, 문계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사용한 용어이지만 문기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한 독특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문기를 다른 말로?

일반 - 문권, 문계(사적인 문서)

공문서 - 공문, 관문서, 문서

 

문기의 종류

위에서 말했듯 토지나 가옥뿐 아니라 여러 가지의 매매계약 등에 사용되었던 것이 문기다. 하여 토지와 가옥 말고도 많은 종류의 문기가 있다.

특정물의 소유 증명을 위한 문기 [거래 문기]

- 토지 문기 : 토지 거래 시에 매매 계약서로 입안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입안을 받아야만 공적으로 인정되는 문서

- 노비 문기 : 노비의 매매, 양여, 상환 등에 관한 문서

(노비 문기, 가사 문기, 어장 문기, 선척 문기, 염분 문기 등 더 여러 가지의 문기가 있었다.)

재산 분배와 관련된 문기 [증여 문기]

- 화회 문기 : 재산의 주인이 죽은 후 유족들의 모여 재산을 분배한 서류로 3년 상을 마친 후 작성했음

- 분급 문기 : 재산의 주인이 가족들에게 재산을 분배해 준 문서

- 깃부 문기 : 자녀에게 개인별로 분배 몫을 적어 나누어 준 문서

- 별급 문기 : 경축 등의 특별한 사유로 타인에게 재산을 지급 또는 기증한 문서

- 허여 문기 : 특별한 사유 없이 자의로 타인에게 재산을 지급한 문서로 분쟁의 소지가 많아 관의 입안을 받았음

특정 권리나 영업권 등을 매매하는 문기

공인 문기, 경주인 문기, 기인 문기, 상고 주인 문기, 여객 주인 문기, 여각 주인 문기, 선주인 문기, 감관 문기(궁장토 감관과 관련된 문기), 도장 문기

관의 증명과 관련된 문기 [공문, 관문서, 문서]

- 공문기 : 조선 시대 관청의 증명을 필요로 하는 문기를 말한다.

- 사문기 : 조선 시대 관청의 증명을 받지 않고 당사자 간에 임의로 작성한 문기이다.

(관의 증명과 관련된 문서의 분류이지 관의 증명을 받는 문서의 분류는 아니다)

기타 문기

- 전당 문기 : 금전대차 때 채무자가 자기 또는 타인의 소유 부동산을 채권자에게 저당함에 그 부동산 문기를 첨부한 차용 증서로 저당 수표라고도 한다.

- 자매 문기 : 자신 또는 처자를 노비로 파는 문기

(속신 문기, 속량 문기라는 것들도 있었다.)

 

문기의 작성 방법과 과정

내용

토지의 소재지, 사표(토지의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방법이다.) 증인, 입회인, 매도 연월일, 매수인, 매매 사유, 매매 대금의 수취 여부, 담보 문언, 권리 전승의 유래 등을 기재했다.

작성

문기는 당사자들 간 작성하는 것이다. 다만 위에 쓴 것과 같이 관이 공증을 서는 경우도 대다수 있었다. 노비 문기의 경우 반드시 현관이 아닌 자와 또는 현관이면서 족친이 아닌 자, 이웃 2~3명의 증필을 받아 4년 안에 신고(고려 말과 조선 초에 토지와 노비 분쟁이 심해지자 조선 초기에 이들에 대한 공증 제도를 강화했다.) 하고 입안을 받아야 했다. (노비와 관련된 것은 관의 증명을 받아야만 했다.) 토지 문기는 100일 이내에 입안을 받아야 했으며 양반 대신 노비가 대신 노비의 이름으로 문기를 작성하기도 했다.

특징

문기는 당사자들 간에 작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몇 가지는 관의 공증을 거쳐야 했다. 이를 관서문기라고 했다. 토지 또는 노비의 매매 계약 성립요건으로 매매 사실의 사적 공지 수단과 증명 수단으로 볼 수 있었다. 매매자, 매수자, 증인은 모두 화압(손바닥으로 도장을 찍는 것)을 했고 입안 청구 소송에서 유일한 증거로 제출되었다. 새문기 작성에 의한 거래 시 신 문기의 작성뿐만 아니라 이전에 작성한 구 문기도 함께 양도되었기에 토지의 매매 내역을 파악할 수 있었다.(유사 물적편성주의)

 

입안

몇몇 문기는 입안을 받게 했다. 입안은 재산권이나 상속권을 주장하는 데 절대적인 근거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려 시대에도 이 제도가 있었으나 조선 시대의 실물이 많이 전해진다. 조선의 개국 과정에서 고려의 흔적을 지우는 일이 중요시되었기 때문이다.(고려 시대의 지적 대장인 도전장 등 도 현존하지 않는다.) 경국대전에 토지, 가옥 노비는 매매 계약 후 100일, 상속 후 1년 이내에 입안을 받도록 되어 있었다. 또 입안은 황무지 개간에 관한 인 허가서를 뜻하기도 하였다.

입안의 문서 형식과 그 내용

입안에는 발급 날짜와 증명할 내용의 기록, 관계 문서, 증인의 진술과 담당 관서의 실무자와 책임자의 서명 등 절대적인 근거가 될만한 요소들이 많이 담겼다. 또 발급 날짜와 입안 관서, 입안 발급을 요청하는 소지도 입안에 필요한 요소들이었다.

입안은 매매 혹은 상속에 의한 재산의 소유권 이전, 재판 결과, 양자를 입적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간 허가에 대한 입안

속대전에서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는데 황무지의 개간에 실지로 노력을 들인 자를 보호하여 소유권을 취득시키기 위함이었다. 개간 권리인 입안을 받아 남몰래 매매하는 사례도 있었고 미리 개간 허가만 받아놓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가 타인이 이를 개간하면 그때 비로소 자신이 개간 허가를 받았다는 구실로 그 개간지를 빼앗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백문매매란?

앞서 말했듯 문기 중 토지와 가옥, 노비에 해당하는 문서는 입안을 받아 공증을 받도록 했다. 그 입안을 받지 않는 문기들을 백문매매라 칭한다. 하지만 숙종 16년, 토지매매문기에 입안을 받지 않는 문기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