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량 수수료, 할인 받을 수 있을까?

측량 수수료, 할인받을 수 있을까?

현직에 있을 당시, 현장에 나가 측량을 하다 보면 수수료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했어요. 그 당시에는 항상 시간에 쫓기듯 측량을 해야 하루 할당량을 다 채울 수 있어서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측량을 신청할 때 수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이유와 없는 이유!

 

목차

 

1. 측량 수수료 책정 방식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매년 12월 31일까지 국토교통부 장관은 다음 연도 수수료를 고시하게 정해져 있어요. 예를 들어보면, 다음 해인 2024년의 수수료를 올해인 2023년 12월 31일까지 정해서 고시해야 한다는 거죠. 수수료 고시는 보통 11월 말에서 12월 초 정도에 정해진답니다. 수수료를 국가가 정한다는 것이 자유경쟁사회에 맞지 않는다는 점과 지적측량업 민간 개방의 바람이 불어왔던 것 때문에 매번 비판을 받고 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하지만 토지 등록이나 토지 등록의 문란을 막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법을 제정했다고 생각해 보면 타당한 조항이기도 해요.

 

또, 법에 정해진 수수료보다 적거나 많게 돈을 받으면 회사와 개인, 모두가 처벌을 받게 정해져 있기도 한데요. 수수료에 관련해서는 회사의 영업정지, 회사나 측량사가 내는 벌금으로 나누어져요. 왜 측량사들이 죄송스러워하면서도 수수료를 적게 받을 수 없는지 처벌 조항에 대해 알아봐요.

 

2. 처벌

1. 측량업 취소

제52조 제13항에서 정해진 바에 따르면 지적측량업자가 지적측량수수료를 고시한 금액보다 많거나 적게 받으면 측량업의 등록을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영업 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나와있어요. 여기서 지적측량업자란 한국국토정보공사와 민간에 개방된 토지를 측량하는 민간 지적측량 업체를 뜻해요. 또 저지른 잘못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냐에 따라 영업 정지 기간을 줄여주는 조항도 있긴 한데 여러분들이 기억하셔야 할 건 수수료를 적게 받으면 회사가 영업정지 당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2. 회사나 측량사 개인에게 부과되는 벌금(지적측량수행자의 성실 의무)

제50조 제3항에 따르면 정해진 지적측량수수료 외에 그 업무와 관련된 대가를 받을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 조항을 어겼을 때 받을 벌칙인 제109조 제9항을 살펴볼까요? (아, 지적측량수행자란 한국국토정보공사 같은 회사나 그 회사에서 일하는 측량사 개인 둘 다를 뜻해요.)

제109조 제9항의 내용인데요. 지적측량수수료 외의 대가를 받은 지적측량기술자(회사 혹은 측량사)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해져 있어요. 그러니까 제50조 제3항을 어겼을 때 제109조 제9항에 따라 처벌된다는 거예요. 법이 참 어렵죠? 친절하게 한 번에 설명해 줬으면 좋겠는데 조항들이 다 따로따로 있어서 일반인들이 찾아보기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열심히 정리해 봤답니다!

 

법은 정말 어렵고 복잡해요. 또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까지 정해져 있죠. 제가 여기서 다루지 않아서 그렇지 저 처벌들에 대한 내용들도 더 더 상세하게 정해져 있어서 그 모든 조항들을 다루려면 하루 종일 글을 써도 시간이 모자랄 거예요. 근데 수수료가 이렇게 법에 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몇 가지 케이스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밑에서는 여러분들이 수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케이스에 대해 말해볼게요.

 

3. 수수료 감면

1. 측량 재의뢰

수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첫 번째 경우인데요. 첫 측량을 하고 난 뒤 말목이 사라지거나 다른 사유로 해당 토지를 다시 측량할 때는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그 할인의 기간은 총 1년인데요. 첫 측량을 기준으로 3개월 이내는 90%, 6개월 이내에는 70%, 12개월 이내에는 50%의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답니다. 또 신청할 수 있는 측량의 횟수는 첫 측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무제한이라는 점까지 기억해 주세요.

 

2. 패키지 측량, 농업 관련

또 패키지 측량과 농업 관련 사업의 경우 30%의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는데요. 패키지 측량이란 같은 토지에 두 가지 이상의 측량 종목이 들어갈 경우(한 토지에 경계측량과 분할측량을 같이하거나 현황측량과 경계측량을 같이 하는 등)를 말하는데요. 이 경우에는 저렴한 종목의 측량은 100% 금액을 내시고, 나머지 종목의 측량은 30% 할인된 금액을 내시면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 100번지 토지 하나에 경계측량, 현황측량, 분할측량을 동시에 신청하고 경계측량이 가장 저렴하다고 가정하면 경계측량의 수수료는 100%를 내고 현황측량과 분할측량은 70%의 수수료를 내시면 되는 거죠.

 

농지 사업에 관련된 측량도 수수료 할인 혜택이 있는데요. 사실 이 두 가지 모두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해 운영되는 사업이기에 제가 여기에서 설명하는 것보단 내용을 읽어보시고 나에게 해당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시면 지자체의 해당 과에 방문하셔서 상담받으시는 걸 추천드려요. 왜냐하면 이 혜택은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고 그 서류는 지자체에서 발급해 주거든요.

 

3. 국가유공자 및 장애인, 재해복구, 공헌활동

본인이 국가유공자나 국가유공자의 유가족이거나 장애등급 1~3급을 판정받았다면 본인 토지를 측량한다는 가정 하에 측량 수수료의 30%를 감면받을 수 있어요. 주의하실 점은 할인 대상자가 다른 사람에게 측량 신청을 위임할 수는 있어도 다른 사람이 대상자에게 측량 신청을 위임할 수는 없다는 점이에요. 즉 할인 대상자의 토지여야 한다는 뜻이죠.

 

2002년도 태풍 루사나 2003년도 태풍 매미 같은 태풍에 피해를 입은 분들이 엄청나게 많으시죠? 이런 태풍 말고도 폭설, 산불 등에 의해 집이 불타거나 잠기고 토지가 무너져내리는 경우도 많을 거예요. 이렇게 천재지변에 피해를 받으신 분들의 경우 피해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2년 이내에 측량을 신청하시면 50% 할인의 혜택이 주어져요. 마음 같아서는 그냥 무료로 해드리고 싶지만 자연재해대책법에 의해 정해진 내용이라 어쩔 수 없네요. 유의하실 점은 국가로부터 피해사실확인서를 발급받아 측량 신청 시 제출하셔야 한다는 점이에요.

 

마지막으로 행복 나눔 측량이에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100% 감면해 드려요. 저소득층이 무슨 토지를 갖고 있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이 할인은 보통 개인이 아닌 국가 단위의 사업에 많이 해당돼요. 그래서 같이 제출해야 할 서류도 주거안정사업 증빙서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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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꼼수는 없을까?

당연히 있죠. 사실 측량사들도 측량 수수료가 비싸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요. 그래서 경계측량 시에 의뢰인이 어떤 부분의 경계점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 모르는 척 "얼추 그쯤입니다."하고 알려주기도 하죠. 하지만 이건 법에서 명시된 처벌의 경계선을 타는 행동이라 측량사에 따라 측량이 들어온 토지 외의 경계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측량사들도 존재한답니다. 만약 이후에 의뢰인이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하니 경계를 알려주더라."하고 내용을 전하면 회사나 개인 둘 모두 처벌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최대한 위험한 의뢰인이 아니라는 걸 어필하고 측량사에게 상냥하게 대해주세요. 측량사들은 거친 사람들을 워낙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 상냥하게 대해주는 사람들한테는 마음이 녹거든요. 또 절대 안 해주겠다는 측량사를 만나면 경계점의 정확한 위치 대신 어떤 한 부분 경계점이 떨어진 거리라도 알려달라고 말씀해 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5. 정리하며

이렇게 지적측량 수수료 관련한 내용을 다루어 봤는데요. 그동안 측량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한 것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도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이번에 그 한을 푸네요. 수수료가 일정 금액을 유지하고 그 수수료를 마음대로 받았을 때의 벌칙이 정해져 있는 이유는 측량이 법의 테두리 바깥에서 벌어지거나 필요 이상으로 너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또 측량사가 측량이 너무 비싸다고 느낀다고 해서 마음대로 깎아줄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요. 그러니 항상 야외에서 뛰어다닌다고 고생하는 측량사에게 따뜻한 인사와 응원을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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