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학 1. 조선임야의 식민지화를 위한 첫 걸음, 삼림법(1908) +지적의 정의와 지적의 발생설

1. 삼림법

먼저, 삼림법은 우리나라 산림에 관한 최초의 근대적 법률로, 대한 제국에 초빙되어 온 수석기사 도가 충지에 의해 1908년 입안 되었다. 도가 충지는 1906년 일본의 임정을 이식한 대표적 산림기술자로, 모범림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삼림법 제19조에 "모든 민유 임야는 3년 안에 면적과 약도를 농상공부대신에게 신고하되 기한 안에 신고를 안 하면 국유로 한다."라는 내용의 규정이 있었는데 이는 기한 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토지가 국유로 편입된다고 법에 규정한 것이다.

 

토지의 조사는 정부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기술자들을 양성하여 측량 후 도면을 제작, 전국의 토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삼림법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법률 한 귀퉁이에 조항을 넣어 가만히 앉아서 전국의 민유 임야를 파악하고 나머지를 국유로 취득하고자 하는, 일본 자본을 한국 산림으로 침투하게 하고자 하는 수작이었다. 하지만 삼림법은 한국의 사정과 관습을 무시한 일본의 산림정책으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고, 1911년 새로 제정된 삼림령에 의해 폐기되고 만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삼림법의 핵심은 전문 기술과 인력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것과 구체적인 측량 방법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일본의 의도를 차치하고서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법안이었다는 것이다.

 

1. 민유임야 측량은 단체나 구체적인 계획 없이 산발적으로 개인에 의해 시행되었고, 일정한 수수료도 없었다.

2. 일정한 기준의 축척(200에서 6000까지 8종)은 있었으나 축척을 정하는 기준 또한 개인에 의해 정해졌다.

3. 개인은 대서 업자와 계약하거나 측량기사를 초빙하여 개인이 소유한 민유임야 약도를 제작해 농상공부대신에게 우송하였고, 농상공부 식산국에서는 적절한 기준 없이 개인에게 접수증을 보내왔다.

4. 하여 그 당시의 민유임야 약도를 보면, 민유임야 측량이 얼마나 무질서한가를 잘 볼 수 있다.

 

민유임야약도1

민유임야약도2

전공 서적에는 토지의 소재, 면적, 소유자. 축척, 사표, 측량 연월일, 측량한 사람의 이름 등 지금의 임야도에서 지번을 제외한 모든 요소들이 갖추어져있다고 설명되어 있으나, 과거의 도면들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 발견된다.

 

 

 

*지적의 표준적 정의라는 것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지적에 대한 정의에 대해 세계 표준적 정의는 없다. 그 이유는 시대, 학자, 국가별 지적제도의 유형과 등기, 지적 제도의 통합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이유로 각 국가는 지적이란 용어를 다르게 해석하는데, 이는 지적제도를 분석할 때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초기 지적의 정의는 과세부과설(토지 소유자에게 세금을 걷기 위해 지적이라는 용어가 생겼다는 설)이라는 매우 단순하고 제한적인 것이었으나 오늘날처럼 토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우리가 밟고 있는 토지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용도로 제공되며, 이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는 다목적 지적으로 그 의미가 매우 포괄적이며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

 

 

 

* 지적은 어떻게 발생되었을까?

 

1. 과세설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가가 과세를 목적으로 토지에 대한 각종 현상을 기록, 관리하는 수단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보는 설이다. 공동, 집단생활 체제 내에서는 그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 무언가를 경제적 수단으로 공동체에 제공해야 했는데 토지는 과세목적을 위해 측정되었고 경계의 확정에 따라 차등 과세가 이루어졌다. 고대에는 정복한 지역에서 공납물을 징수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유래는 정주생활에 따른 과세의 필요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과세설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로는 영국의 토지대장인 domesday book과 신라의 촌락 단위 대장인 장적 문서(현재는 일본에 보관되어 있다.) 등이 있다.

 

- 둠즈데이북 : 과세 장부로서 Geld Book이라고도 한다. 토지와 가축의 숫자까지 기록되었다. William 1세가 자신이 정복한 전 영국의 자원 목록으로 국토를 조직적으로 작성한 토지 기록이며 토지 대장인 것이다. 또 둠즈데이북은 덴마크 침략자들의 약탈을 피하기 위해 지불되는 보호금인 Dane Geld를 모으기 위해 영국에서 사용되어왔던 과세 장부이기도 하다. (이것이 둠즈데이북을 Geld Book이라고 부르는 이유인데, 여기서 Dane Geld란 중세 영국에서 침입자인 데인인에게 부치기 위해 부과한 조세를 뜻한다.)

 

- 신라 장적 문서 : 신라 말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장적은 촌 단위로 기록, 관리되었고 경지 면적과 함께 호구 및 마전, 특산물로 불리는 나무들의 통계가 기록되어 있었다. 지금의 청주인 신라 서원경 부근 4개 촌락의 장부 문서로 신라장적, 민정 문서, 촌락 문서 등으로 불리었다. 우리나라의 지적기록 중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문서이다. 1950년대에 일본 황실의 창고인 쇼소인 소장 유물을 정리하다가 화엄경론의 질 속에서 발견되었으며 아쉽지만 현재는 일본의 쇼오인에 보관되어 있다.

 

2. 치수설

국가가 토지를 농업생산의 수단으로 사용하게 위해 관개시설 등을 측량하고 유지, 관리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설이다. 물을 다스려 국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나라를 보호하는 것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고 주로 4대강 유역이 치수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관개시설에 의한 농업적 용도에서 물을 다스릴 수 있는 토목과 측량기술의 발전은 농경지의 생산성에 대한 합리적인 과세목적에서 토지 기록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3. 지배설

국가가 토지를 다스리기 위해 영토의 보존과 통치수단으로 토지에 대한 현황을 관리하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보는 설이다. 자국의 영토 국경을 상징하는 경계의 표시를 만들어 객관적으로 표시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지적이 발생했다는 이론이다. 이런 국경의 경계를 표시하고 기록하는 것은 국민 생활의 안전을 보장하는 등의 통치의 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국가 경계의 표시 및 기록은 영토 보존의 수단이고 통치의 수단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근본을 토지에서 찾았던 고대에는 이러한 일련의 행위가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었다. 고대 국가들의 성립과 발전, 그리고 중세 봉건사회와 근대 절대 왕정, 마지막으로는 근대 시민사회의 성립 등에서 지배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4. 침략설

국가가 영토 확장 또는 침략 상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상대국의 토지 현황을 조사하고 분석, 연구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